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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전에 적는 삼성미래여성병원 자연분만 출산 후기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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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8주 3일에 성격 급하게 후딱 나와버린 우리 토실이의 자연분만 후기를 이어 적어보려고 해요





1. 무통 더줘🫠


테스트로 해봤던 무통으로 천국을 한시간정도 느끼고
슬슬 무통 효과가 사라질 때쯤
이게 진짜 찐이구나 싶을 정도의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ㅠㅠ

근데 정말 신기하게 테스트였지만 무통 효과가 사라지고 있는데도
내진이 하나도 안 아프더라고요
첫 내진은 진짜 악 소리 날만큼 아팠는데
그보다 더 깊고 넓게 내진하시는데도 통증이 전혀 없었어요
사실 내진이 신경도 안 쓰일 만큼 진통이 더 쎔^^^^

근데 통증 때문인지 자꾸 메스껍더니 결국 구토까지 했어요ㅠㅠ
(그 덕에 남편이 옆에서 고생을 진짜 많이 했습니다ㅠㅠㅠ)

토할 것 같이 아프다는 게 바로 이런 거였군요🫠

너무 아파서 무통 달라고 울고 불고 ㅋㅋㅋ
사실 진행속도가 빠를 때 무통을 한번 더 넣으면 애기 내려올 때 힘을 잘 못줘서 금방 못 나올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취과 선생님께서 한번 정도는 더 넣어도 될 거 같다고 하셔서 무통을 맞았습니다

무통을 맞고 있을 때도 호흡하면서 몸에 힘을 줬던 게 효과를 줬던지
두 번째 무통을 넣고 얼마 안 됐을 때쯤 경부가 거의 다 열렸다고 하시더라고요

무통 효과가 나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6-7센티가 열렸다고 하셨는데
한 시간 만에 3센티에서 다 열려버린 거죠 ㅎㅎㅎ

자궁 경부가 많이 얇아진 상태라 진행속도가 빠르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오늘 오전 중에 아기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선생님들께서 응원해 주셨어요


2. 찐진통과 힘주기 연습


근데 찐진통은 무통이 있어도 고대로 느껴지더라고요
아니면 무통이 없었다면 이보다 3-4배 더 격한 진통을 느꼈다는 뜻일지도...? (상상불가)

이제 몸부림이 쳐지는 진통이 시작됩니다
호흡법이고 뭐고 진짜 다 필요 없고요
그냥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게 됩니다ㅠㅠ

그리고 이제는 진짜로 힘주기 연습을 시작했어요

내진을 하시면서 대변보는 느낌으로 힘을 주라고 힘이 들어와야 하는 부분을 꾹꾹 눌러주셨는데
처음엔 대변보는 느낌이 뭔지 까먹어서😭
힘이 안 들어가지더라고요

자꾸 배는 아픈데 무통 효과 때문인지 아래쪽에는 힘이 안 들어가져서 못하겠다는 말이 진짜 목 끝까지 차올랐거든요
수술시켜 달라고 이거 아닌 거 같다고 못할 거 같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억울하고 서럽고 무섭고 그래서
눈물 좔좔😫

근데 어쩌다가 한번 딱 힘이 정확한 곳에 들어갔는데
그 느낌을 잊지 않고 진통 올 때마다 계속 힘주기 연습을 했습니다

진짜 💩싸는 느낌이 정확해요^^...

그리고 만나게 된 저희 담당 이혜주 과장님 ㅠㅠㅠㅠ
힘드시죠~ 하시면서 다정하게 들어오셔서 손잡아주시는데 갑자기 울컥하더라고요ㅠㅠㅠ

오늘 정기검진날이라 여쭤볼 거 적어두고 잠들었는데 이렇게 뵐 줄은 몰랐고요ㅜㅠㅠ
그래도 토실이가 타이밍 좋게 담당선생님 계실 때 진통이 와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진통 올 때 내진 하면서 힘주기 해봤더니 애기 머리가 만져진다고
한 10-20분 후에는 아기 볼 수 있겠네요~!
하시는 말씀에 진짜 이 고통도 끝이 있겠구나 싶어서 포기가 안되더라고요



3. 아기 나와요! 응애👶



진통이 막바지로 간다는 걸 느낀 건
간호사선생님들이 분주하게 움직이시면서 바빠지실 때였어요
큰 💩이 밑에 딱 걸린 느낌이 나면서 빨리 내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진통이 오는 와중에 침대가 트랜스포머처럼 해체되고
몸 위에 분만실처럼 수술커버가 씌워지고 소독약이 발라졌어요

이제는 다리를 붙잡고 배꼽을 보면서 힘을 줘야 한다고 하셨는데
무통의 여운 때문인지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지고 이런 자세를 처음 잡아보다 보니 어색하더라고요

그래도 간호사선생님들께서 자세를 잘 잡아주시고 숨 참으면서 힘주는 걸 많이 도와주셔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어요
정말 옆에서 같이 호흡해 주시던 선생님들 아니었으면 벌써 과호흡 왔을 거 같아요ㅠㅠ

근데 진통이 없을 때도 몸에 힘이 안 풀려서 쉬지를 못하니까 막판 돼서 힘이 잘 안 들어가는 느낌이더라고요ㅠㅠ
무조건 진통이 없을 땐 온몸에 힘을 쫙 빼고 늘어져있듯이 쉬셔야 제때 힘을 빡 줄 수 있습니다ㅠㅠ명심!!

곧 다시 과장님께서 오시고 내진해 보시더니
“우리 두세 번만 더 힘주면 애기 나올 거예요~”
말씀해 주셨어요
이때 힘이 확 나더라고요

정말로 선생님 말씀처럼 딱 세 번째 힘줬을 때 커다란 수박이 쑥 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토실이가 제 배에 안겨졌어요🥹 감격
해냈다는 생각과 함께 엄마 뱃속에서 그렇게 꼼틀대던 아기가 너였구나 하면서 기분이 되게 묘하더라고요



간호사쌤께 호다닥 실려가서 아빠한테 탯줄 잘리고
포에 쌓여서 엄마한테 다시 온 토실이입니다😍

내가 아기를 낳다니.... 이 생명체를 내가 낳았다니..!!!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닮아 울음소리도 아주 우렁찬 여자아이가 건강히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후처치...
처음엔 아기 캥거루캐어 하느라고 몰랐는데
점점 마취가 풀려가면서 회음부 꿰매는 느낌이 나기 시작하고 ㅋㅋㅋㅋ뱃속에 고여있던 피가 주룩주룩😭

힘을 갑자기 너무 확 준 탓인지 온몸이 덜덜 떨리고 춥더라고요
정말 아기 낳는 건 엄마의 목숨을 거는 게 맞다는 걸 몸소 깨달은 날이었답니다ㅠㅠ
어떤 분만 과정이든 상관없이 말이에요ㅠㅠ

엄마는 위대하다💜



4. 귀여운 아기와 내맘대로 움직여지지 않은 몸🥲


한번 깨끗하게 닦고 나온 토실이는 상상 이상으로 더 귀여웠습니다🤩(도치맘 주의)

앞이 잘 보이지도 않으면서 눈을 뜨고
여기가 어디인가 당신은 누구인가 하며 두리번거리는데
정말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더 보기

그에 반해 제 몸은 상상 이상으로 처참했습니다😭😭

자연분만이라고 낳자마자 바로 걷는 거 그거 안됩니다^^

추가 출혈이 있는지 봐야 해서 한두 시간 정도 침대에서 쉬다가
병실로 올라가기 전에 소변을 한번 봐야 하는데
몸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고문이었어요ㅠㅠ

내 다리인데 내 몸통인데 왜 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는가..!

간호사선생님과 남편에게 거의 들리다시피 해서 다리를 어렵게 어렵게 침대 아래로 내리고 몸을 일으켜서 화장실로 갔는데
갑자기 뭔가 이상하더니 약간 어지럽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간호사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럼 지금 소변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하시면서 바로 침대로 옮겨주시더라고요

침대에 누우니까 귀가 먹먹해지는 게
화장실 갔을 때 소변보려고 시도했으면 아마 쓰러졌을 수도 있었을 거라고 하시더라고요ㅠㅠ
쓰러지는 것은 주변의 단단한 물체에 머리가 다치는 것 때문에 더더 조심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혈압도 높고 어지럼증도 있는 토실맘은 소변줄을 끼고 난생처음 휠체어에 실려서 병실에 올라가게 됩니다... 후 (창피)

병실에서도 진짜 남편 없었으면 어쩔 뻔했을지 모를 만큼 거동이 아예 되질 않더라고요
힘줄 때 배에 알이 배겨서 살짝씩 굽힐 때마다 아리고
엉덩이 쪽은 정말 뭐 움직이는 거조차 어려울 정도로 불편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생아실 면회를 가보겠다며 ㅋㅋㅋ
앉아서 밥도 열심히 먹고 걷는 연습도 슬슬 해봤습니다

처음 앉을 때는 진짜 제대로 자세 잡는 데까지 한 5분은 걸린 거 같았어요 ㅋㅋㅋ

거북이걸음으로 겨우겨우 내려간 신생아실에서 만난 우리 토실이💜
도치엄빠들에게 한껏 귀여움 받고 들어갔어요 ㅠㅠ
얼른 안아보고싶다ㅠㅠ우리 귀염둥이ㅠㅠ


신생아실 선생님들께서 말끔히 정리해주신 우리 토실이는 매 시간마다 리즈를 갱신하고 있네요(🦔🦔)




그리고 자연분만 첫날에 간식으로 미역국이 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기 면회하고 왔더니 도착한 간식은 단호박죽이었는데 미역국도 같이 와서 당황했지만 싹싹 건져먹었지 뭐예요

하 솔직히 저희 병원 미역국 진짜 너무 맛있어요👍

그리고 병실에 오시는 간호사선생님들마다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축하드린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들을 때마다 울컥하는 건 호르몬 때문이었겠죠..?🥹





이렇게 자연분만 산모의 생생한 출산 후기를 적어봤습니다
사실 부분 부분 정신을 놨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 적지 않으면 이 만큼의 기억도 절반 이상은 사라져 있을 거 같아서 부랴부랴 적어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산모분들 다 건강하게 만출하시길 응원하며
태어난 아가들과 함께 모두모두 행복하면 좋겠네요🫶


이 후기를 빌어서
우리 토실이 자라는 동안 건강하게 봐주시고 순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이혜주 과장님, 분만실 선생님들 토실이 케어해 주시는 신생아실 선생님들
그리고 병실에서 저를 케어해 주시는 선생님들께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